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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4일 금요일 저녁
준비된 배낭을 챙겨 팔공산으로 비박을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들어가 대피소 현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마침맞게, 세석에 한 자리가 "딱"
치밭목에도 예약을 "딱"
그러나, 기차는 입석조차 받아주질 않는 만석이었다.
물건너간 화대종주...
아쉽지만, 뭐 어쩔수 없는일 아니겠어?!
몇가지 필요한 물건들이 있어 이마트로 가 장도 보고
떠날 준비는 끝
잠을 청한다
오질 않는다.
설레인다
2. “The mountains are ca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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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거림으로 가는 방법은 쉽다
1. 서부정류장 6시 30분-> 진주행 버스를 탄다
2. 운이 좋다면 8시에 도착해 진주행->거림버스를 탈 수 있거나
9시 진주행->거림버스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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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갔다
몇 달 동안 지리산에 관한 꿈을 꿨다.
지리산이 나를 불렀었다.
내가 지리산을 불러주었을 때
지리산은 나에게 와 "산"이 되었다.
어느분은 설악산의 멋스러움이 그분에게 "산"이 된 것처럼
내가 선택한 단 하나의 산은
지리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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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림으로 가는 버스에서 바라보는 창 밖은
입하를 맞이하는 듯 초록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1시간 20여분을 달려 거림에 도착했다.
오가는 산객들을 보니, 베어벨은 지리산에서 필수품인것 같다.
거림에서 세석가는 길은 아주 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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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지팡이는 중산리 하산때 까지 유용하게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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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팔교 밑에서 물 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었다.
내일 아침도 책임질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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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팔교는 해발 1008m에 위치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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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교를 지나 처음 조망이 터진 곳에서 쉬다 간다
바쁜 것도 없으니, 쉬엄쉬엄 간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너락바위(?)가 이상적이다.
저 위에 서면 조망이 끝내주겠다라는 상상을 하며 길을 걷는다.
오늘 묵을 세석에 도착했다.
방 배정은 오후 5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촛대봉으로 한번 가본다.
안녕? 천왕봉
내일 만나자
이번엔 영신봉으로 간다.
길을 걷다가 얼레지(?)를 봤다.
이런거 찍으면 나이 먹은 증거라던데...
나를 유혹한다
넘어가고 싶다. 그 유혹에
저 멀리 반야봉 엉덩이가 보인다
똥침을 놓고 싶다.
지나가는 산객분이 한 컷 부탁드렸다.
오후 5시 방 배정을 받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목살 700g이다.
편의점에서 사온 김치는 어디 숨었는지 보이질 않았다.
목살을 땅콩버터에 발라먹었다.
느끼했다.
2-1 우연이 인연이 되기도
반x롱 산악회에서 오신 두 분이 김치를 주셨다.
정말 세상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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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이분들과 같이 중산리로 하산을 한다.
--
목살을 다 먹고, 촛대봉으로 향한다.
먼저 오신 분이 레몬맛 홀스 사탕을 건네주셨다.
잘먹었습니다.
촛대봉 일몰은 아쉽게도 보질 못했지만
기다리는 동안은 행복했다.
어둠이 깔리기 전에 서둘러 산장으로 내려갔다.
나는 지리산으로 휴식을 취하러 왔는데.
세상 젤 큰 코 고는 소리에 한 숨을 못 잤다.
그것도 바로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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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새벽 1시반에 짐을 챙기고 바깥 상황을 본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돌풍이 불어왔다.
근데 왜? 네온사인은 계속 켜 둘까?
야간 산행도 동물들이 놀랄수 있으니 자제하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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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곧 장터목으로 출발할 것 같다.
이럴 때는 조용히 따라가는게 상책이다.
혼자 새벽에 왔다면, 내가 가진 랜턴으론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딱 링반데롱 걸리기 쉬운 날이었기에...
한 시간 10여분만에 장터목에 도착했다.
모든 행동식을 입에 때려 넣었다.
산악 날씨를 보니 풍속 30m/s로 불어 닥쳤다.
이러면 천왕봉은 사요나라!!
장터목에 있던 사람들도 찍자vs 못 찍는다라 나뉘어 의견을 조율중이었다.
나도 싸우고 있었다.
-다음에 또 오자
-이까지 왔으면, 천왕봉은 찍고 가야지
한 놈은 할 수 있다라는 놈과 한 놈은 때려 죽어도 못한다로 치열하게 싸웠다.
둘 중에 누가 이겨도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
그래! 일단 날이 밝길 기다리자.
2-2. 한순간 한순간 선택을 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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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에
"차를 사고없이 모는 것도 능력이라 능력
저봐라~ 갑자기 저래 튀어 나올지 모르거든?!
브레이크를 밟은지 말지 한 순간 한 순간 선택을 해야 돼
내 밥줄, 목숨이 달린 일인데
안 그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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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샌드위치를 먹으며 있으니
어제 봤던 두분이 오셨다.
표정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같이 하산을 하는 쪽으로 선회한다.
빗소리와 중산골, 날이 밝음을 알리는 새소리들
정겹다
유암폭포도 지나고, 칼바위도 지나고
아침 7시 50분 중산리에 도착했다.
덕분에 쉽게 내려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3. 아쉬움을 달래며
중산리 거x이 식당에서 두분과 함께 식사를 했다.
잠깐이지만, 식구가 되었다.
운이 좋게도, 식당에서 샤워도 가능했고
뜨거운물이!!!!!!
똭!!!!!
남자방에서 모르는 분들과 "산"이라는 매게체로 얘기한다는 것도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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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있을때는 산에 관한 얘기를 하고
하산을 하면 "세상"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서로의 사회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고
얘기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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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분 젖은 옷도 말리고 밖으로 나왔다.
맥주를 마시며, 두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더 나누었다.
산이란 매게체로 술이 분위기를 적시고,
바깥에 내리는 비소리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그래서 산, 사람인가?
아니면 사람, 산인가?
무엇이 먼저가 되어야 할까?
한잔 마시며 그런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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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은 설악, 다른 분은 북한산에 대한 멋스러움을
열과 성의를 다하셔서 말씀해주셨다.
북한산에 대한 열의가 가득찼던 한 분은
지리산을 아들과 함께 여러번 종주를 한 곳으로 추억하셨다.
이제는 그 아들이 커서 결혼을 한다니...
그 눈빛은 아련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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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번 지리산을
"잃어버림에 관한 것들" 이라는 화두를 정해 왔는데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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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17분 이제 헤어져야 할 때이다
그분들이 괜찮았다면,
오늘 하루는 그분들에게 시간을 온전히 쏟고 싶었다.
그런 느낌이었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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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림에 관한 것들
1. 온기종기 모여 같이 먹던 비비밤
2. 월급날이면 같이 모여 먹던 통닭
3. 구수한 된장찌개
4. 음식을 준비하며 들려오는 도마 칼질 소리
5. 술먹고 집에 도착했을 때 초인종 누르던 버릇 "엄마, 문열어줘"
6. "엄마""어머니"라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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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대나 가야겠다
can't wait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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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대는 연기되었다
제길...
더 짜증나는 건 이틀전에 취소를 했는데 13000원중에 11000원 정도 수수료를 떼갔다.ㅎㅎ
세석, 치밭목 예약했더니 수중에 9100원이 떨어졌다
여유를 가지고 좀 대화를 할랬더만
25일날 세석에서 1박 하는걸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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