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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친구랑 술을 마시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울릉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울릉도 백패킹을 떠나게 되었다.

2. 하염없이 걷다.


KTX랑 울릉도 연계 상품을 가는 편만 끊었다.
돌아오는 건 내 마음대로...
라는 마음으로 한 없이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


누구는 멀미를 해야만 울릉도에 오는 맛이라는데...
멀미는 나질 않았다.


설레이고, 설레인다...

그리고 낯설다.

"옛길-생태길-해담길이라 불리는 길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나?"

사동항 CU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사고 몽돌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그래 여기서 부터 걸어서 가보자.

이 시멘 길이 설마 옜길이라는건가?

-미쳤네, 미쳤다 씨발-
이런 곳에 친구랑같이 걸을 생각을 했다니 미쳤었네?


그늘이 보이면 무조건 쉬었다.

-힘들어 보이는데, 태워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어디까지 가시는데요?
-옛길을 걸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남양까지 가려고요
-이 더위에? 옛길을?
저 위에 카페있으니깐 거서 좀 쉬었다 가요 그럼.
-네, 감사합니다


카페 라온에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 또 걸어본다.

-씨발, 이게 무슨 짓이지?
남들은 다 버스타고 다니는데, 넌 뭐하는 새끼야 진짜



스스로에게 온갖 패드립을 치면서 걷는다.

-이 무더위에 그걸 이고 걷는다고?
와 그카노?
-그러게 말입니다(ㅅㅂ)


누가 시킨적도 없고, 그냥 내가 선택한 길이니
묵묵히 걷을 수 밖에 없다.
욕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풍경이 좋으면 더 오래 머물고

걷는게 여행 그 자체이니
나만의 길을 걷는다

사동에서 통구미가는 길에는 두리봉이 있다.
곧 나에게로 쏟아질 것만 같은 그 압도한다.

"와"
졸라 멋있네

거북바위로 내려간다.

순간순간 변하는 풍광에 시선을 뺏긴다.


3시간여를 걸어 거북바위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면 5분이면 될 것을...)

다시 남양으로 가기 위해 또 올라간다.

남양까지 1.8km남았다.

비파산이다.

와~진짜 국수처럼 흘러내릴 것 같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렇게 남양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샤워실은 공사로 닫혀있었고, 바로 남서일몰 전망대로 향한다.


오후 6시 20분
바다가 금빛으로 물들었다.

와~쥑인다 ㅅㅂ

인생샷을 남긴다.

여기는 나 뿐만 아니라 많은분들이 일몰을 구경하러 왔다.
-여기서 보는 일몰은 방금 끝났어요
-엄마, 끝났다카는데?
-뭐가 끝나, 내려가서 딴데 가면 되지

맞는 말이다.
딴데 가서 보면 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여기서 일몰을 보려고 선택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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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려가고 저녁을 먹으려는데, 더위를 먹어 전혀 먹을 수가 없었다.

불필요한 짐들을 집으로 보내려고 분류하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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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반

어김없이 짹짹이들이 깨운다.
그리고 여기가 염소를 놀이터라 시끄럽다


정자에 누워 우체국이 열릴때 까지 기다린다.

크~좋네

짐을 4kg가량 집으로 보내고, 가방이 가벼워졌다.

따개비국수로 유명하다는 곳에 가 아침을 먹고, 지도를 보면서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계산을 한다.

식수를 구할 곳은 없으니, 수낭2리터 물2리터 포카리스웨트 분말 1리터 날진 1리터

총 물만 6kg를 짊어지고 태하까지 가야한다.


오늘도 무덥다 ㅅㅂ

분명 어제보다 4kg를 줄였는데, 땀이 쏟아진다.

옆으로 좔좔 흐르는 계곡에 뛰어들고 싶다.


태하령입구는 그나마 산길이다.
그래서 숲길에 대충 매트깔고 한 숨 누워자고 또 길을 간다.

태하령입구0.9km남았다는데

또 마법같이 0.9km가 남았다.

장난 똥때리나?

옛길을 걸으면서 유일하게 등산객을 만났다.

그분도 오침을 하는 중이었다.

정말 유일한 분이었다.

태하령에서는 태하등대, 풍력 발전기(?) 저 멀리 관음도도 보였다.

"오~"

눈으로 보기엔 쉽고, 가까워 보이지만
직접걸어보니 멀고, 더딘 길이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

끝없이 펼쳐진 수국과 시멘길에 지쳐갈 때 쯤

이 친구를 만나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발거숭이가 된 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오후 4시 태하, 학포 갈림길에 섰다.
(그냥 태하로 가는게 더 나을듯....)




학포로 가는 길에서 커피도 한잔 때리고 또 길을 나선다.
(목소리가 중후하셨다)

학포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다시 살아났다.
휴...

학포에서 태하가는 옛길이다
점점 해담길이 사유지를 가로질러 간다.

(한바퀴 돌아보니 이건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다)

드디어 태하에 도착을 했다.

태하에 있는 짜장면 집에 들어갔다.
냉면 곱빼기를 먹는다.
옆에보니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시원하게 2병을 내리 마시니
이제야 더위가 가셨다.

여기를 베이스로 잡고 쉬는 날겸해서 독도로 갈 계획을 세우며 잠이 들었다.

 


누가 불을 냈는지 밖이 환하다.
오징어 배가 저렇게 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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