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일본

Ep02. 야쿠시마 백패킹-2부

Wanderer hommie 2022. 11. 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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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간만에 푹 잤다.

 

새볔에는 쥐 소동으로 인해 잠깐 깨기는 했지만, 전세낸 신다카츠카 산장에서 하룻밤은 괜찮았다.

 

어느 산에서건, 동이 트기 전

새들의 합창소리를 들으면서 깨는 것 만큼 기분 좋은 건 없을 것 같다.

 

 

간단히 전투식량으로 배를 채우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하루를 시작한다.

 

날씨는 좋다.

 

 

2. 조몬스기를 향해서

 

 

 

졸리는 산행내내 무릎이 많이 아팠다.

하루 자고 일어났더니, 괜찮다며 쿨하게 인사를 건넸다.

 

 

 

 

야쿠시마의 삼나무 크기가 어느정도인지는 직접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다.

 

다카츠카산장도 지나고

 

드디어 조몬스기를 만났다.

 

두둥!

 

 

 

조몬스기를 감상하는 것도 전세를 냈다.

한 시간여쯤 쉬면서, 이것저것 감상하니 사람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본 어린이들이 조몬스기를 보면서 하는 첫 마디

 

 "와~~~크다"였다.

 

 

다행인건, 여유롭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어김없이 린도가 똭!설명을 해줬고

왜 이렇게 풍성하게 1대 2대 3대가 가능한 지는 어디서 읽는 "균류(fungi)" 얘기를 해줬더니

얘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이런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린도와 졸리에게 일본 산행 문화를 가르쳐줬더니, 처음엔 좋았다가 굉장히 불편해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인 대부분은 가이드를 끼거나 가족 단위로 산행을 하는데, 나는 내리막으로 가고 그들은 반대로 올라오면, 어김없이 기다려야 하는게 나도 불편했다.

 

눈치껏 치고 빠지면 될텐데, 일본인들은 정말 백이면 백 다 기다린다.

 

그렇게 기차놀이도 하고, 숲 속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윌슨그루터기에 도착했다.

 

 

윌슨그루터기 근처는 쉼터 같은 곳이다.

시원하게 뻗은 삼나무들과 사방에 깔려있는 이끼들을 구경하노라면 원시림에 들어온 것 같다.

 

이제 시라타니운스교로 가면 된다.

 

철길은 보니 안심이 됐는지, 졸음이 쏟아졌다.

굉장히 지루했다.

 

원령공주의 배경이 되었다는 곳은 나에게 별 다른 감흥은 없었다.

이미 하나노에고에서와 시라타니 철길에서 만난 사슴으로 내 마음은 충만했기 때문이었다.

 

 

 

오후 3시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우리는 누구랄것도 없이

 

"We made it" 을 외쳤다

 

Yeah, we made it"

 

 

기념으로, 시라타니운스교에서 도장도 똭~

 

 

린도와 졸리는 갈 길이 달라, 중간에 헤어지고 나는 또 나만의 길을 걷는다.

 

내가 저 길 갔다왔구나

 

 

일단 지도로 오늘 묵을 캠핑장을 살펴보고, 또 걷는다

 

 

걷는 도중에 착하게도, 차가 멈추기도 하는 기적도...

 

 

여름에 야쿠시마를 도보로 일주한다는 건 미친 짓이다.

차라리 새벽에 일주한다면 모를까, 낮에는 정말 미친 짓이다.

 

Isso마을에 있는 슈퍼마케를 찾아 또 돌아다녔다.

시골동네라 아기자기 한 맛도 있지만, 건물 몇 곳은 방치된 채있어서 을씨년스럽기도 했다.

 

어렵게 찾아간 슈퍼에는 백발이 하얀 노모가 나왔다.

라면이랑 이것저것 사고 나가니, 가게에서 나와 내가 사라질 동안 쳐다 보았다.

 

isso 옆 수로에는 꽃게가 산다

그걸 신기하게 쳐다보니, 동네 주인이

"이 시간에 어딜가니?"

"이쏘비치 가요"

"아~그래?

"하잇!"

 

 

오 드디어 오늘의 캠핑장에 도착했다.

 

 

캠핑장에는 이미 네덜랜드에서 온 백패킹 커플이 있었다.

 

텐트를 치고 난 뒤, 해수욕을 혼자 즐기고 라면도 먹고 꿀잠 잤다.

 

일말의 커플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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