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1눈 내린 팔공산하 02/13/2018(성인봉-서봉-동봉)
1들어가기
어제 "턱별히" 대구에 눈이 내렸다.
설렘을 가득안고 한 숨도 자질 못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눈빨하며
초겨울이 가진 특유의 냄세와
땅에서 쏟아오르는 봄의 소식들도
그냥 기분이 좋았다...
2. 아! 팔공산하
급행1번을 타고, 수태골까지 10여분을 걸어 성인봉-서봉-비로봉-동봉-병풍바위쪽으로 내려와 하산을 했다.
팔공산에서 이미 송구영신을 한 바 있기에, 별로 땡기질 않았지만
정말 대구에 "눈"이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찾아가봤다.
10여분을 걸으니 오늘의 들머리에 도착했다.
자동차 4대가 주차돼있었다.
앞에 간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
아주 천천히 이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동봉이 눈에 들어오고
암벽장을 지나서
발걸음을 유심히 쳐다보니 다들 동봉으로 향해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성인봉을 찍고 서봉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알바도 간간히 하면서 천천히 올라간다
러셀은 덤으로 하면서
팔공산 용바위 능선과 가산에서 서봉 방면 능선이 조망된다
좋아서 웃음이 절로 난다
저도 참 지리산 좋아하는데요...
갈 길이 먼데
눈 꽃들이 발을 잡고 놔주질 않는다
서봉을 넘기전 바위 중간쯤에서 본 팔공 cc조망
뒤로 보이는 환성산,초례봉
서봉을 거진 다 올라와서
똭! 서봉이
서봉에 앉아 한 컷
이미 어느 한 분이 서봉을 왔다가셨네......
쩝...
파계봉으로 갈까 하다
스패츠를 안 챙겨서, 동봉으로 향한다
오늘 팔공산은 백점이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한 컷
진행방향에 있는 헬기장에는 누가 하트표시를 해놓았다.
난 그냥 누워보고 싶었다.
동봉으로 가는 도중에
마애약사불쪽으로 발 걸음이 있길래 갔더니
그냥 구경만 하고 가셨다
바로 뒤에 있는 밧줄을 잡고 개구멍을 향해 간다
역시 아무도 밟지 않았다.
조망바위에 앉아서 빵이나 먹을까 하니
머리 좋은 까마귀가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반을 넘게 떼어주니
친구 녀석들을 부른다
그렇게 쉬다 개구멍을 통과하고
몇 몇 산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비로봉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는 아이젠을 준비 안 한
자칭 "등산초보"라는 무리들도 보았다.
앳된 소년소녀들이 짝을 이루어
겨울 산을 타는게 쉽지는 않은 일인데...
참 건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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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메기도 한 컷 찍고
동봉에 선다
양옆으로 부는 바람 싸대기에 정신을 차리고
한 참을 바라보다 염불암쪽으로 내려선다
염불암쪽에서 동봉구간은 미끄럽기에
아이젠이 필수다
안 하신 분이 많아서 놀랬다.
한 걸음 한 걸음 오르기 쉽지 않을텐데...
뽀드득 뽀드득
3. 나가기
거의 다 내려와서는
새소리에 가는 길을 멈추고 감상했다.
봄이 오려나 보다